“저희만 아는 아픔의 시간이었다.”평범해 보이던 여성은 힘겹게 이 말을 내뱉었다. 옆에 앉은 다른 여성도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. 이들은 ‘성령 하나님’으로 불리던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피해자들이었다. 지난해 4월 피해자들은 세상에 진실을 폭로했고, 그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했다. 피해자들을 만나게 된 계기는 제보였다. 서초동의 한 취재원을 만나던 중 “이재록 목사 재판에서 2차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”라는 말을 들었다. 당시 이 목사의 1심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었다.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다. 그러...
나는 초짜 마크맨이었다. 2월1일 입사해 순환근무로 정치부에 온 지 한 달 차였다.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들어서면서 수습들이 각 대선후보의 현장유세를 마크하게 됐다.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맡게 된 건 내 선택이었다.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. 다른 후보는 경선을 통해 봤지만 홍준표는 먼발치에서 본 게 전부였다. 매일 볼 텐데 신선해야 재밌을 것 같았다. 세상이 이상했다. 5월1일. 광주송정역 유세가 시작이었다. ‘영산강 뱃노래’를 부르는 홍준표는 “영충(영남+충청)정권을 만들겠다”는 호남 배제 발언을 내뱉던 기존 모습과는 달...